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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문학

감자 – 김동인 단편소설

by Bon ami Bon ami 2020. 7. 8.


가난하지만 몰락한 선비의 딸로 도덕적 의식을 가지고 살았던 복녀가, 80원에 팔려 시집을 갑니다. 복녀의 나이는 15, 남편감은 20년 연상의 홀아비입니다. 남편은 무능하고 게을러 복녀가 집안의 살림을 떠맡게 되는데, 가난에 떠밀려 결국 칠성문 밖 빈민굴까지 떠밀려 갑니다. 그곳은 싸움, 간통, 살인, 도둑, 구걸이 횡행하는 이 세상의 모든 비극과 활극의 근원지입니다. 복녀는 타락한 공간에서 살면서 점점 타락해 갑니다.

그곳 사람들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도둑질, 매춘 등 반사회적 행위들입니다. 복녀는 매춘으로 쉽게 돈을 버는 것에 익숙해지고.. 중국인 왕 서방의 정부가 됩니다. 그런데 왕 서방이 장가를 가게 됩니다. 복녀는 왕 서방이 새색시를 데려오자 질투에 눈이 멀게 되고.. 왕 서방의 신방에 낫을 들고 뛰어듭니다. 낫은 왕 서방의 손으로 넘어가고 복녀는 최후를 맞이합니다.

소설의 마지막 내용은 이렇습니다.

복녀의 송장은 사흘이 지나도록 무덤으로 못 갔다. 왕 서방은 몇 번을 복녀의 남편을 찾아 갔다. 복녀의 남편도 때때로 왕 서방을 찾아갔다. 둘의 사이에는 무슨 교섭하는 일이 있었다. 사흘이 지났다.

밤중에 복녀의 시체는 왕 서방의 집에서 남편의 집으로 옮겼다.

그리고 그 시체에는 세 사람이 둘러앉았다. 한 사람은 복녀의 남편, 한 사람은 왕 서방, 또 한 사람은 어떤 한방 의사. 왕 서방은 말없이 돈주머니를 꺼내어, 십 원짜리 지폐 석 장을 복녀의 남편에게 주었다. 한방의의 손에도 십 원짜리 두 장이 갔다.

이튿날 복녀는 뇌일혈로 죽었다는 한방의의 진단으로 공동묘지로 가져갔다.

이 소설의 주제는 부정적인 환경의 영향으로 도덕심을 잃게 된 인간의 비극적 최후입니다.

복녀가 타락했으니 가치가 없는 인간이다. 그런 입장인가요

마지막 부분을 읽으며 복녀가 한없이 측은했습니다.

작가는 자연주의의 환경 결정론입장에서 이 소설을 썼습니다. 인간은 자신이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외부적 조건들에 의해 결정되어진다는 것이지요. ‘인간은 환경의 피조물이다라는 입장. 하여 타락한 환경 속에서 점점 타락해 가는 한 인간의 삶의 궤적을 기록할 따름이겠지요.

하지만..

복녀가 타락한 환경에 완전히 물들지는 못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질투라는 감정은 자신의 이성으로 통제할 수 없는 순수한 감정이니까요.

그것은..

사랑에서 비롯된 감정입니다.

이 세상에 사랑만큼 순수한 감정이 또 있나요?

그러므로..

복녀는..

완전히 타락하지는 못한..

가엾은 여인입니다.

 

김동인(1900~1951)

1914년 메이지 학원을 거쳐 아오야마 학원 졸업. 귀국 후 다시 동경으로 가 카와바타 미술학교 입학. 1919년 주요한 등과 한국 최초의 문예동인지 <창조> 간행. 주요 작품에 배따라기’, ‘감자’, ‘광화사’, ‘광염 소나타’, ‘발가락이 닮았다’, ‘붉은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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