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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어린이 청소년 실용

똥벼락 – 전래 동화, 잔혹 동화, 탐욕의 종말

by Bon ami Bon ami 2020. 7. 22.

김회경 글    조혜란 그림     출판사 사계절




김 부자는 나빴다.

돌쇠 아버지를 30년이나 머슴으로 부려먹고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돌밭을 새경으로 내놓았다.



그래도 돌쇠 아버지는 기뻤다.

자기 땅이 생겼다고 좋아했다.

처음부터 기름진 밭이 있나?’

라면서 손에 피가 나도록 돌을 골라내었다.

돌쇠 네는 밭에 거름을 주기 위해

죽기 살기로 똥을 모았다.

똥을 금덩이처럼 귀하게 대했다.



어느 날 잔칫집에 간 돌쇠 아버지는

갑자기 배가 아파 똥을 누기 위해 집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산 중턱에서 그만.. 똥을 누고 말았다.

그러자 오줌도 세차게 뻗어 나왔는데

낮잠 자던 산도깨비 얼굴에 쏟아지고 말았다.

어푸푸 웬 놈이 내 얼굴에 오줌을 싸느냐?”

깜짝 놀란 돌쇠 아버지는 그만 똥 덩이 위로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아이쿠아까운 내 똥 다 뭉개졌네!”

돌쇠 아버지는 똥 묻은 엉덩이를 흔들며

발을 동동 굴렀다.

그 꼴을 본 산도깨비는 기가 막혔다.

그깟 더러운 똥이 무에 아깝다고 그래?”

돌밭 거름할 귀한 똥이 더럽다고.. ?”

돌쇠 아버지가 눈물까지 글썽거리는 것을 본

산도깨비는 돌쇠 아버지를 돕기로 마음먹었다.

영 딱해 보였던 것이다.

수리수리 수수리김 부자네 똥아,

돌쇠네로 날아라!“



집에 와 보니 거름간에 똥이 수북했다.

돌쇠 아버지는 똥에다 풀도 베어다 넣고

재도 섞어 푹푹 잘 썩힌 뒤 돌밭에 뿌렸다.

그 해 농사는 똥 거름 덕분에 아주 잘 되었다.



그런데 고구마를 캐는데 금가락지가 딸려 나왔다.

돌쇠 아버지는 곰곰 생각하다가 김 부자네로 갔다.

마음 착한 돌쇠 아버지는 김 부자에게

금가락지를 보여주며 김 부자네 것이 아닌가 물었다.

김 부자는 그걸 왜 네 놈이 갖고 있느냐며

꼬치꼬치 물었다.

돌쇠 아버지가 그 동안 있었던 일을 죄다 말해주자

김 부자 왈

뭣이그럼 네 놈이 똥 도둑놈이렷다.

여봐라저 도둑놈을 매우 쳐라!“

돌쇠 아버지는 뼈가 녹신녹신해지도록 매를 맞았다.

김 부자는 실컷 매를 놓고도 모자라

시커먼 속을 드러냈다.

훔쳐 간 똥을 모두 갚든지,

아니면 그 똥 먹고 자란 곡식을 몽땅 내놔라.”

돌쇠 아버지는 하도 막막해서

절뚝거리며 산도깨비를 찾아갔다.

산도깨비가 기가 막혀 입을 쩍 벌렸다.

김 부자 그놈 욕심은 끝이 없군.

뭐 걱정할 거 있나가져온 똥을 백 배로 갚아 주지.“



온 세상 똥이 김 부자네로 날아갔다.



김 부자는 대청에 앉아 돌쇠 아버지를 기다렸다.

설마 제깟 놈이 똥을 가져올 수야 없겠지.’

그러던 차에 무언가 마당에 하고 떨어졌다.

옳거니곡식이 왔구나!”

김 부자가 한달음에 마당으로 달려나갔다.



세상의 온갖 똥이 김 부자 머리 위로 쏟아졌다.

밤새도록 똥벼락이 내리치고..



큼지막한 똥 산이 생겼다.

이 똥 저 똥 잘 섞인 거름 산이었다.

온 동네 사람들이 산을 헐어

똥 거름을 가져다 농사를 지었다.

이듬해 흥겨운 풍년 노래가 울려퍼졌다.     

 

탐욕의 종말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인데도

다시 읽어보니 참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만일 김 부자에게 금반지를 가지고 찾아 갔을 때

고마워하며 돌쇠 아버지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와 함께

사례를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러면 김 부자는 그 대궐 같은 집에서 멀쩡히

알   살았겠지요?

마을 사람들의 칭송도 들어가면서요.

그런데 김 부자는 끝도 없는 욕심을 부렸답니다.

금반지를 찾아준 걸 고마워하기는커녕

그것을 빌미로 가엾은 돌쇠 아버지에게

뜯어낼 궁리를 했답니다.

자기는 가진 것도 많으면서..

하여 하늘을 대신해 산도깨비가 천벌을 내렸습니다.

온갖 똥에 묻히는 천벌을요..

그러면 이 오래된 전래 동화 똥벼락

잔혹 동화인가요?

 

김 부자가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아주 쬐~끔이라도 가졌더라면

이런 잔혹한 결말은 없었을 텐데..

 

아니면, 최소한 상식常識을 지닌 영감이었다면

이런 잔혹한 결말은 없었을 텐데..

 

아니면 조금이라도 모랄moral이라는 걸 챙기고

살았더라면 이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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