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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인문 사회 과학

3-1 10% HUMAN(10퍼센트 인간)-섬유질 더 먹고, 항생제 남용 말자

by Bon ami Bon ami 2020. 7. 25.

앨러나 콜렌 저            조은영 역 출판사 시공사



이 책에 의하면 내 몸의 세포가 1개라면, 내 몸의 세균은 9개랍니다. 내 몸은 10%에 해당하는 내 세포와 내 몸에 살고 있는 90%의 세균이 함께 살아가는 국가라고 말합니다. 내 몸이 잘못되면 세균들도 함께 공멸하므로 세포와 세균은 서로를 도와 국가가 잘 돌아가도록 협력합니다. 그러니까 이 둘은 공생 관계입니다.

현대인들에게 장 건강은 화두가 됐습니다. 비만도 알고 보니 질병이라는군요. 만성 염증에 해당한답니다. 마른 사람이 아무리 잘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현상을 미스테리하게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니 다 납득이 갔습니다. 그들은 마른 체형을 유지하게 하는 착한 장내 세균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인간의 역사상 수렵채집 생활을 한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우리 몸은 수렵채집 생활에 맞추어져 있답니다. 그러니까 섬유질을 많이 먹어야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죠. 우리의 장내 세균이 채식에 맞게 조성돼 있기 때문입니다.

장이 건강하려면 미생물총이 다양해야 하고 수적으로도 많아야 합니다. 섬유질을 먹지 않으면 섬유질을 먹이로 하는 미생물은 점차 사라지게 됩니다. 한번 사라진 미생물이 다시 되돌아오기는 쉽지 않습니다. 우리 식단은 섬유질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현대인들이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장내 미생물을 위협하는 또 한 가지는 항생제입니다. 항생제는 인간의 목숨을 살리는 기적의 약이지만 너무 남용하는 바람에 갖은 해를 끼치고 있습니다. 항생제는 장내 미생물에게는 무차별 폭격을 날리는 폭탄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항생제 남용 1위 국가라는군요..

몇 년 전에 이 책을 읽고 나서 건강을 위해 누구나 이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에 꽂혀 사명감에 불타 이 비싼 책을(?) 지인들에게 보냈습니다. 심지어 책이 두꺼워 안 읽을 거란 노파심에 프린트로 요약본을 뽑아 나누어 주기까지 했습니다. 오지랖도 이 정도면 병이네요..

이 내용은 그 때 워드 작업한 내용을 더 짧게 간추린 것입니다. 아마 충분히 자극받으실 거라 생각합니다.(자신감 뿜뿜 ㅎㅎ)

제 목표는 구독하시는 분들이 이 내용을 읽고 자신과 사랑하는 가족의 건강을 현명하게 챙기는 것입니다. ^^

내용이 좀 길어서 3개로 나누어 포스팅합니다.

 

들어가며

엄밀히 말하면 내 몸은 내 몸이 아니다. 해저에서 수많은 해양 생물의 서식처 역할을 하는 산호초처럼, 우리의 장은 100조가 넘는 박테리아와 곰팡이의 보금자리다. 4,000종의 미생물들이 1.5미터짜리 대장 안에서 장벽의 주름을 편안한 더블베드로 삼아 삶의 터전을 일구어놓았다. 아마 우리는 평생 아프리카코끼리 다섯 마리의 몸무게에 해당하는 미생물의 숙주 노릇을 하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피부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들이 득시글거린다. 손톱 밑에는 대영제국의 전체 인구보다도 더 많은 미생물들이 보이지 않게 숨어 있을 것이다.P.8

해로운 형질이나 이롭지 못한 상호작용이라면 생물체가 이에 직접 맞서 싸우거나, 아니면 진화의 시간 속에서 도태되어 사라진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몸속 100조 마리의 미생물을 보자. 만일 이들이 처음부터 파티에 빈손으로 찾아왔다면 마치 귀향이라도 한 듯 감히 인간의 몸에 뿌리를 내리고 살 수 있었을까? 인체의 면역계는 어째서 이들 미생물의 침입을 눈감아주었을까?P.9

위장 장애, 알레르기, 자가면역 질환, 심지어 비만까지도 체내 미생물 사회가 붕괴할 때 일어난다는 과학적 증거들이 발표되고 있다. 미생물의 안녕은 신체 건강뿐 아니라 불안 장애나 강박 장애, 우울증, 또는 자폐증 같은 정신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현대인의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 많은 질병은 사실 유전자 결함이나 신체적 결점 때문에 걸리는 게 아니다. 그보다는 인간 세포의 확장으로서 인류와 오랜 시간 공생해온 존재를 소중히 여기지 않았기 때문에 새롭게 나타난 질환이다. 그 존재는 바로 우리의 미생물이다.P.10

나는 일상생활에서 미생물을 우선순위에 놓기로 했다. 매일 먹는 식단을 미생물의 필요에 맞추어 바꿨다.P.13

 



머리말. 나머지 90%

그런데 인간의 몸이 21,000개의 유전자만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는 혼자 사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 각자는 모두 슈퍼생물체, 다시 말해 여러 종이 모여 있는 하나의 집합체다. 이들은 서로 함께 협력해가며 모두의 생존을 책임지는 이 육신을 관리하고 운영한다. 인간의 세포는 미생물보다 무게나 부피는 훨씬 클지 몰라도 개수로 따지면 몸 안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10분의 1밖에 안 된다.P.21

미생물총이라고 불리는 100조 마리의 체내 미생물은 대부분이 박테리아로 구성되어 있다. 박테리아는 보통 세균이라고 부르며 겨우 하나의 세포로 이루어진 아주 작은 생물체다. 미생물총은 박테리아 말고도 바이러스, 곰팡이 같은 균류, 원시세균을 포함한다. 이 중 바이러스는 너무 작고 구조가 단순해서 차마 생명체라고 부를 수도 없다. 이들은 전적으로 다른 생명체가 지닌 세포에 의지해 자신을 복제한다. 우리 몸에 사는 균류는 보통 이스트(효모균)인데 박테리아보다는 훨씬 복잡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작고 단세포로 이루어진 생물이다. 원시세균은 박테리아와 비슷해 보이지만 진화적으로 보면 식물과 동물의 관계만큼이나 서로 거리가 먼 미생물이다.P.21~22

대변은 사실 우리가 먹은 음식물 찌꺼기라기보다는 대부분이 박테리아다. 대변 습윤 중량의 약 75퍼센트가 살아 있거나 죽은 박테리아이며 식물성 섬유질은 약 17퍼센트를 차지한다.P.43

 



1. 정상의 탈을 쓴 21세기형 질병들

폐렴, 감염성 설사병, 결핵 외에도 소아마비, 장티푸스, 홍역, 매독, 디프테리아, 성홍열, 백일해, 독감 등 수많은 전염성 질병들이 역사에 흔적을 남겨왔다. 소아마비는 바이러스가 중추 신경계를 감염시켜 운동 신경을 파괴하는 병인데, 20세기 초에 산업화 국가에서 매해 수백 수천 명의 어린이를 마비시켰다. 성적 접촉을 통해 전염되는 박테리아성 질병인 매독은 유럽 인구의 15퍼센트가 살면서 한 번쯤은 걸린다고 할 정도로 흔하게 나타났다. 홍역은 한 해에 10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을 죽음으로 이끌었고, 디프테리아-지금 누가 이 끔찍한 병을 기억하겠는가-때문에 미국에서만 매해 15,000명의 어린이가 세상을 떠났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2년 동안 독감으로 죽은 사람은 전쟁으로 사망한 사람의 510배가 넘었다.P.53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이루어진 의학 기술의 혁신과 공중 보건 조치 덕분에 인간의 삶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특히 지금부터 설명할 네 가지 의료 보건 혁신으로 인간의 수명은 폭발적으로 늘어나서 부모와 자녀, 이렇게 두 세대가 함께 살던 사회는 이제 네 세대 심지어 다섯 세대가 한 시대를 공유하는 사회로 바뀌었다.P.55

첫 번째로 가장 먼저 이루어진 혁신은 에드워드 제너와 블로섬이라는 소 덕분에 개발된 백신과 예방접종이다. 제너는 목장에서 소젖을 짜는 여자들은 약한 우두에 감염된 덕분에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제너는 이 여인의 고름을 다른 사람에게 접종하면 똑같이 천연두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제너의 첫 실험 대상은 여덟 살짜리 소년 제임스 피프스로 제너의 정원사 아들이었다. 제너는 이 용감한 꼬마에게 우두에 감염된 여인의 고름을 접종한 후 진짜 천연두 고름을 두 번이나 주입하였다. 물론 어린 소년은 완벽하게 면역되었다.P.55

1796년의 천연두 백신으로 시작하여 19세기에는 광견병(공수병), 장티푸스, 콜레라, 흑사병(페스트), 그리고 1900년 이후에 수십 개의 다른 감염병에 이르기까지, 예방접종은 고통과 죽음으로부터 수백만 명의 목숨을 구했다. 몇몇 병원균은 지역적으로 혹은 전 지구적으로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이제는 예방접종 덕분에 직접 병을 겪지 않고도 병에 대한 면역을 얻어 우리 몸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 예방접종은 특정 병원균에 관한 정보를 면역계에 알려 주기 때문에, 병에 걸리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도 똑같은 면역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백신을 맞지 않는다면 새로운 병원균이 침투했을 때 곧 병에 걸려 죽을 지도 모른다. 일반적으로 면역계는 체내에 침입한 병원균을 공격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그 미생물에 맞춤 제작된 항체라는 단백질을 생산한다. 감염된 환자가 일단 병원균을 이기고 살아남으면 항체는 체내를 돌아다니며 해당 병원균만 찾아다니는 전문 스파이팀을 꾸린다. 그러다가 똑같은 병원균이 재침입하는 순간 재빨리 면역계에 경고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러면 면역계는 병원균이 몸을 장악하기 전에 공격할 준비를 마치게 된다.P.55~56

백신 개발 초창기 이후에 두 번째 의료 혁신이 일어났다. 바로 의료 환경의 개선이다. 병원 위생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개선의 압박을 받고 있지만 19세기 말의 수준과 비교하면 현대 병원은 청결의 사원이다.P.58

그 당시를 상상해보자. 병동에는 아프고 죽어가는 사람 천지다. 환자의 환부는 노출된 채 썩어가고, 언제 세탁했는지도 모르는 의사의 하얀 가운은 수술 중에 튄 피와 고름으로 물들어 원래의 색을 알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위생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감염은 세균이 아니라 미아스마라고 하는 독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감염을 일으키는 미아스마는 부패한 물질이나 오염된 물에서 발생하는데 의사나 간호사가 제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무형의 힘으로 여겨졌다.P.58

세 번째 의료 혁신은 제멜바이스와 리스터가 위생적인 의료 환경 개선에 힘쓰던 때를 뒤이어 나타났다. 바로 공공시설의 위생 관리 개선을 통한 집단 발병의 예방이다. 오늘날 여전히 많은 개발도상국에서 그렇듯이 수인성 질병은 20세기 이전 서구 사회에서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이었다. 미아스마의 사악한 힘이 여전히 기승을 부려 강과 우물, 펌프를 오염시켰다. 18548, 런던의 소호 거리 주민들이 병들어가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이 설사를 시작했는데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이었다. 물처럼 흐르는 하얀 설사가 끝없이 나왔다. 한 사람이 하루에 최대 20리터에 달하는 설사를 했다. 그리고 그것은 모두 소호의 다닥다닥 붙은 주택가 지하의 정화조에 버려졌다. 이 병은 바로 콜레라였다. 이 병으로 인해 소호에서만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다.P.63

영국 의사 존 스노는 나쁜 기운이 병을 일으킨다는 미아스마 가설에 의심을 품었다. 그는 몇 년 동안이나 미아스마가 아닌 다른 원인을 찾고자 애썼다. 스노는 이전에 발생한 전염병의 사례를 분석한 후 콜레라가 수인성 질병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소호에서 콜레라가 창궐했을 때 마침내 자신의 가설을 테스트할 기회를 얻었다. 스노는 지역 주민을 면담하고 지도에 콜레라 발병자나 사망자가 나온 집들을 표시하여 병의 근원지를 추적해나갔다. 마침내 스노는 모든 콜레라 환자들이 발병 시점에 브로드 스트리트에 있는 동일한 식수 펌프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콜레라 발생 구역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발생한 사망자 역시 감염 경로를 역추적해보니 브로드 스트리트에 이르렀다. 그런데 단 한 군데 예외가 있었다. 소호의 어느 수도원에서는 똑같이 오염된 식수 펌프를 사용했지만 한 사람의 감염자도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그 이유는 수도승들이 신의 보호를 받아서라기보다 식수 펌프에서 끌어 올린 물을 맥주로 발효시킨 후에 음료수로 마셨기 때문이었다.P.63~64

……… 스노의 조사 결과에 따라 마침내 브로드 스트리트의 식수 펌프 사용이 중단되었다. 이어서 그는 브로드 스트리트 식수 펌프로 공급되는 물을 염소로 소독하였는데 이 방법은 곧 다른 지역에서도 사용되었다. 19세기가 끝날 무렵 이러한 수질 위생 관리법은 전 지역에 걸쳐 보편적으로 사용되었다.P.64~65

지금까지 언급한 세 가지 의료 보건 혁신은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점차 틀을 갖추기 시작했다. 2차 세계대전 말에는 추가로 다섯 개의 질병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어 총 열 개의 질병을 예방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세계적으로 병원에서는 위생적인 의료 위생 기법을 도입하였다. 그리고 정수처리장에서 염소를 이용한 소독 처리는 정수 과정의 표준 절차가 되었다. 서구 세계에서 미생물의 시대를 마감한 마지막 네 번째 의료 혁신은 제1차 세계대전과 함께 시작하여 제2차 세계대전과 동시에 마무리되었다. 이 네 번째 혁신은 소수의 사람들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거기에 운이 더해져서 이루어진 결과였다. 이들 중 첫 번째 사람은 스코틀랜드 생물학자인 알렉산더 플레밍이다. 플레밍은 런던의 세인트 메리 병원에 있는 자신의 연구실에서 우연히페니실린을 발견하여 유명해졌다. 하지만 그전부터 그는 여러 해 동안 항균물질을 찾으려고 노력을 기울여왔다.P.65

플레밍은 제1차 세계대전 동안 프랑스의 서부 전선에서 부상병들을 치료하며 많은 병사가 패혈증으로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전쟁이 끝나고 안타까운 마음을 안고 영국으로 돌아온 플레밍은 리스터의 석탄산 붕대를 보완하고 개발하는 데 힘을 썼다. 연이어 플레밍은 콧물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항균 효소인 라이소자임을 발견했다. 그러나 라이소자임은 석탄산과 마찬가지로 상처의 표면을 뚫고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상처가 깊은 경우에는 환부를 곪게 하였다.P.65~66

몇 해 뒤인 1928년 어느 날, 플레밍은 긴 연휴를 마치고 실험실로 돌아와 오랫동안 방치된 박테리아 배지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대부분이 곰팡이에 오염되어 엉망이었다. 당시에 플레밍은 포도상구균을 연구 중이었는데 유독 한 개의 포도상구균 배지가 눈에 들어왔다. 배지에서 자라는 페니실리움 주위로 깨끗한 원형의 고리가 생겼는데 다른 부분은 다 포도상구균으로 뒤덮여 있었지만 이 고리 부분만은 무균 상태였던 것이다. 플레밍은 곧바로 자신이 중대한 발견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곰팡이가 주위의 박테리아를 죽일 수 있는 을 분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즙이 바로 페니실린이다.P.66

페니실리움이 자란 것은 의도하지 않은 우연한 결과지만 이 현상의 잠재적 중요성을 인지한 플레밍의 혜안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이후에 두 개의 대륙에서 20년에 걸쳐 실험과 발견이 진행되었고 의학계에서는 혁명이 일어났다. 오래전에 플레밍은 페니실리움을 다량으로 배양하여 페니실린을 추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실패를 거듭했다. 마침내 1939, 호주 태생 약리학자인 하워드 플로리와 그가 이끄는 옥스퍼드 대학교의 연구팀이 소량의 항생제를 분리해내는 데 성공했다. 1944년에는 미국의 전시생산국의 재정지원으로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돌아온 병사들을 위한 충분한 양의 페니실린이 생산되었다. 부상병들의 감염을 치료하고 싶었던 알렉산더 플레밍의 꿈이 실현되었고, 이듬해에 그와 플로리, 그리고 옥스퍼드팀의 다른 멤버인 언스트 보리스 체인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P.66~67

페니실린의 뒤를 이어 20가지 이상의 항생제가 개발되었다. 이들은 각각 종류가 다른 박테리아의 약점을 공략하여 감염으로 시달리는 면역계에 후방 지원을 해주었다. 1944년 이전에는 아주 작은 찰과상이나 긁힌 상처일지라도 감염이 일어나면 죽을 가능성이 매우 컸다. 1940, 옥스퍼드셔에 사는 앨버트 알렉산더라는 영국 경찰관이 장미 가시에 스치는 바람에 얼굴을 다쳤는데, 얼마나 심하게 감염됐는지 눈을 제거해야 할 정도였다. 그는 죽음의 문턱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P.67

마침 하워드 플로리의 아내 에델이 주치의였는데 그녀는 플로리가 알렉산더 순경에게 페니실린을 처방할 수 있도록 설득하였다. 그리하여 알렉산더 순경은 세계에서 첫 번째로 페니실린을 사용한 환자가 되었다. 소량의 페니실린을 주입한 지 24시간 만에 알렉산더 순경은 열이 떨어지고 회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치료를 시도한 지 며칠 만에 페니실린이 바닥났기 때문이다. 플로리는 치료를 계속하기 위해 순경의 소변으로 빠져나온 페니실린이라도 추출하려고 애를 썼지만 결국 5일째 되는 날 알렉산더 순경은 세상을 떠났다.P.67

오늘날에는 찰과상이나 종기 정도로 죽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우리는 대개 항생제가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약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한 채 항생제를 복용한다. 마찬가지로 외과 수술 시 몸에 메스를 대기 전에 항생제 정맥 주사를 맞아 보호막을 치지 않는다면 수술의 위험성은 상당히 커질 것이다.P.67~68

21세기에 인간의 삶은 19세기와 20세기에 일어난 네 가지 의료 보건 혁신(예방접종, 항생제, 정수 소독 기술, 병원 위생-Bon ami) 이후로 크게 달라졌다. 그리고 사람들이 걸리는 질병 역시 달라졌다. 하지만 우리의 21세기형 질병은 원래 전염성 질병 뒤에 감춰져 있다가 이 질병들이 사라지면서 무대 위로 올라온 것이 아니다. 그것은 현대인이 살아가는 방식이 변하면서 새롭게 발생하여 전염성 질병을 대체하게 된 종합 질병 세트다.P.76

사실 대부분의 21세기형 질병은 전염성 질병이 우세하던 시기에는 상대적으로 발병률이 낮았던 어린이나 청년들을 대상으로 나타나고 있다.P.85

음식 알레르기, 아토피, 천식, 피부 알레르기는 대개 태어나자마자, 또는 출생 후 몇 년 안에 시작된다. 자폐증은 전형적으로 걸음마를 배우는 시기에 나타나서 5세 이전에 진단을 받는다. 자가면역 질환은 어느 나잇대에든 발병할 수 있지만 젊은 나이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제1형 당뇨병은 어른이 되어 발병하는 경우도 있지만, 전형적으로 어린이나 사춘기 아이들에게 나타난다. 다발성 경화증이나 마른버짐, 그리고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 같은 염증성 장 질환 모두 보통 20대에 시작된다. 그리고 루푸스는 대개 15세에서 45세의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 비만증 역시 어릴 때 시작하기도 하는데 미국 어린이들의 7퍼센트가 태어날 때 정상 체중을 웃돌다가 걸음마를 배우는 시기에 10퍼센트, 유년기로 들어서면 약 30퍼센트 정도가 과체중이 된다. 그렇다고 노인들이 21세기형 질병에 면역이 있다는 것은 아니다. 이 병들은 모두 어느 나이에서나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특히 어린이와 젊은이들이 질병의 표적이 된다는 사실을 보면 이 질병을 촉발하는 것이 노화 과정은 아님을 알 수 있다.P.85~86

21세기형 질병은 노인병이 아니고 유전병도 아니다. 비약하자면 21세기형 질병은 젊은이, 부유층, 그리고 면역이 강한 사람들, 특히 여성이 걸리는 병이다.P.90

무엇이, 어디에서, 누가, 언제부터라는 질문으로부터 우리는 네 가지를 입증하였다. 첫째, 우리의 21세기형 질병은 대부분 장에서 시작되며 면역계와 관련이 있다. 둘째, 21세기형 질병은 대부분 어린이, 사춘기 청소년, 그리고 청년에게서 발병하며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셋째, 이러한 질병은 서구에서 시작되었지만 개발도상국들이 현대화되면서 이 지역에서도 증가하고 있다. 넷째, 21세기형 질병의 증가는 1940년대 서구에서 시작하였으며 이후 개발도상국으로 이어졌다.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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