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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인문 사회 과학

3-3 10% HUMAN(10퍼센트 인간)-섬유질 더 먹고, 항생제 남용 말자

by Bon ami Bon ami 2020. 7. 26.

앨러나 콜렌 저     조은영 역 출판사 시공사

 

6. 먹는 대로 간다

흥미롭게도 지원자들이 체중을 일정량 이상으로 감량했을 때에만 미생물총의 조성에 변화가 드러났다. 저지방 식단의 경우 최소 6퍼센트의 체중을 감량해야만 그때부터 의간균(마른 사람들이 많이 가지고 있는 균)이 상대적으로 우세하기 시작했다. 환산하면 키가 168센티미터이고 체중이 91킬로그램인 비만 여성의 경우 최소 5.5킬로그램을 감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탄수화물 식단의 경우는 체중이 2퍼센트만 감소해도 미생물총 조성이 변하기 시작했다. 방금 말한 비만 여성의 경우로 보면 1.8킬로그램에 해당하는 체중이다.P.305

아커만시아가 체중 감량을 도와준다는 사실, 아니면 적어도 살이 찌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가능성에 흥분하여 카니는 쥐에게 아커만시아 박테리아를 보조제로 먹여보았다. 그리고 성공했다. 이 박테리아를 복용한 후 쥐의 혈액에서 LPS 농도가 낮아졌을 뿐 아니라 체중도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아커만시아를 첨가하는 것은 임시방편일 뿐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계속해서 박테리아를 보충해주지 않는다면 체내의 아커만시아 개체 수는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커만시아의 숫자를 높게 유지할 방법은 없을까? 좀 더 현실적으로 말해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아커만시아를 증폭시킬 방법은 없는 걸까?P.314~315

카니는 다른 박테리아 그룹인 비피도박테리아의 수를 늘리려고 시도하던 중 해답을 찾았다. 그는 쥐에게 고지방 식단을 먹이면 비피도박테리아의 수가 감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인간도 마찬가지로 체질량지수가 높은 사람일수록 비피도박테리아 수가 적게 나타난다. 카니는 비피도박테리아가 섬유질을 아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고지방 식단에 섬유질을 보충해주면 비피도박테리아의 수를 늘리고 몸무게가 증가하는 것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카니는 쥐에게 고지방 식단과 함께, 바나나, 양파, 아스파라거스에서 발견되는 프락토올리고당이라는 섬유질을 보충제로 주었다. 그러자 큰 차이가 발생했다. 비피도박테리아 수가 증가한 것이다.P.316

프락토올리고당이 비피도박테리아의 수를 증가시킨 것으로 보였지만, 실제로 엄청나게 증폭한 것은 아커만시아였다. 프락토올리고당을 먹은 지 5주 만에 유전적으로 비만한 선천적 비만쥐들은 그것을 먹지 않은 쥐들보다 아커만시아의 수가 무려 80배나 높아졌다. 선천적 비만쥐는 섬유질을 첨가함으로써 체중 증가 속도를 늦출 수 있었다. 그리고 정상으로 태어났으나 고지방 식단 때문에 비만이 된 후천적 비만쥐는 섬유질을 섭취한 이후로 체중이 감소했다.P.316

카니는 고지방 식단과 동시에 고섬유질 식단을 함께 먹는다면 적어도 과식으로 살이 찌는 불행은 피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P.317

장 내벽을 보호할 수 있도록 충분한 섬유질과 함께 먹는다면 지방을 섭취하는 게 그렇게 나쁜 일은 아니다. 섬유질이 미생물총을 강화해 장 내벽의 수비를 견고하게 유지하게 한다면 LPS는 혈관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면역계는 크게 동요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지방세포는 꾸역꾸역 지방을 채우는 대신 분열하여 숫자를 늘리게 될 것이다.P.317~318

사실 중요한 것은 미생물 자체보다도 그들이 섬유질을 분해할 때 생기는 화합물이다. 예를 들어 3장에서 언급한 짧은사슬지방산이다. 주요 짧은사슬지방산에는 아세트산(초산), 프로피온산, 부티르산이 있는데 식물성 음식을 먹으면 대장에서 이 물질들이 대량으로 생산된다. 미생물이 섬유질을 소화해 나온 산물인 이 짧은사슬지방산들은 수많은 자물쇠에 걸맞은 열쇠로 작용하는데 그 중요성이 몇 십 년 동안 과소평가 되었다.P.318

이런 자물쇠 중 하나가 GPR43(G 단백질 수용체 43)이라는 면역세포다. GPR43 자물쇠를 푸는 열쇠는 짧은사슬지방산이다. 그렇다면 GPR43이라는 자물쇠가 잠그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특정 단백질이나 유전자가 하는 역할을 확인하기 위해 생물학에서 자주 사용하는 접근법 중에 녹아웃이라는 방법이 있다. 특정 유전자를 망가뜨려놓고 이후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는 것이다. 이 경우에 GPR43 녹아웃(유전자결손) 쥐는 GPR43 자물쇠를 만들지 못하도록 유전적으로 조작되었다. 이 수용체가 없는 녹아웃 쥐는 심한 염증을 앓았고, 쉽게 결장염, 관절염, 천식에 걸리는 특징을 나타내었다. 녹아웃 쥐와는 반대로 자물쇠는 있지만 열쇠가 없는 경우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무균쥐는 짧은사슬지방산 열쇠를 만들 수 없다. 섬유질을 분해할 미생물이 체내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의 GPR43 자물쇠는 잠긴 채로 남아 있고, 쥐는 염증성 질환에 쉽게 걸리게 된다.P.318~319

이 놀라운 결과는 GPR43이 미생물과 면역계 사이에서 의사전달 통로 역할을 한다고 제시한다. 섬유질을 사랑하는 우리의 미생물은 섬유질을 분해하여 짧은사슬지방산이라는 형태로 열쇠를 만들고 면역세포의 자물쇠를 열어 자기들을 공격하지 말라고 요청한다. GPR43은 면역세포만이 아니라 지방세포에서도 발견된다. 지방세포의 GPR43이 짧은사슬지방산과 결합하면 지방세포는 크기가 커지는 대신 분열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에너지를 건강한 방식으로 저장하게 된다. 게다가 짧은사슬지방산이 GPR43과 결합하면 포식 호르몬인 렙틴을 방출한다. 이런 방식으로 섬유질을 먹으면 우리는 배가 부르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P.319~320

세 가지 주요 짧은사슬지방산이 모두 각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지금은 그중 특별히 부티르산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부티르산이 특별한 이유는 이 지방산이 바로 장 누수의 잃어버린 퍼즐 조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나는 건강하지 못한 미생물총은 장 내벽 세포를 이어주는 사슬을 느슨하게 한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일단 세포 사이가 느슨해지면 장벽은 틈이 생기고 들어가서는 안 되는 온갖 화합물들이 혈액으로 유입된다. 그러는 와중에 이 물질들이 면역계를 자극하면서 많은 21세기형 질병의 근간이 되는 염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부티르산의 임무다.P.~320




그렇다면 콩 한 접시를 곁들인다면 케이크를 마음대로 먹어도 된다는 말인가?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수많은 연구 결과들이 비만은 섬유질 부족과 관련 있다고 말한다.P.321

탄수화물이 체내에서 하는 일은 그 탄수화물을 구성하는 분자의 종류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특정 탄수화물이 어떤 분자를 포함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체내로 흡수하는 칼로리의 양이 결정된다. 뿐만 아니라 이는 장내에 어떤 미생물을 번성하게 하는지(각 탄수화물을 먹이원으로 삼는 미생물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그리고 그로 인해 식욕이 어떤 식으로 조절되는지,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지방으로 저장하며 저장된 에너지를 얼마나 빨리 사용하는지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장의 투과성과 세포의 염증 수준을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레이철 카모디는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탄수화물 섭취에 있어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먹은 탄수화물이 흡수되는 장소입니다. 즉 소장에서 흡수되는지, 아니면 짧은사슬지방산으로 전환된 후에 결장(대장)에서 흡수되는지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은 영양성분표에는 적혀 있지 않습니다.P.323

분말 형태를 띠거나 즙을 짜서 만든 식품 또한 그 식품에 포함된 섬유질의 양에 영향을 미친다. 100그램의 완전한 통밀 곡물은 12그램의 섬유소를 포함하지만 동량의 통밀가루는 겨우 3그램, 즉 일반 밀가루와 같은 양의 섬유소를 가진다. 250밀리리터의 과일 스무디는 2~3그램의 섬유질만을 포함하지만 그 스무디를 만드는 데 들어간 과일을 그대로 먹는다면 6~7그램의 섬유질을 섭취할 수 있다. 200밀리리터의 오렌지주스는 1.5그램의 섬유질을 포함하지만 주스를 만드는 데 들어간 네 개의 오렌지에는 8배나 많은 12그램의 섬유질이 들어 있다.P.323~324

섬유질은 인간이 초식동물로 시작하여 현재의 잡식성으로 바뀌기까지 몸속에 지니고 다닌 특별한 미생물들에게 가치가 있다. 인간의 소화기관이 가지는 해부학적 특징, 다시 말해 식물을 사랑하는 미생물의 집인 대장, 안전지대와 저장창고 구실을 하는 긴 충수를 보면 인간은 순수한 육식동물이 아니며 우리의 주된 먹을거리는 식물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하게 된다. 우리가 잃어버린 영양분은 섬유질이다. 그리고 우리가 잊어버린 것은 채식이다.P.329~330

그러나 많은 사람이 영양실조나 영양부족이 아닌, 밥상머리에서 생겨난 병, 먹을거리와 관련된 병에 걸려 죽게 생겼다. 그렇다. 우리는 음식에 설탕, 소금, 지방, 첨가물을 쏟아 부어 제품을 만드는 다국적 식품업체에게 상당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우리는 당연히 집약적이고 화학적으로 처리된 경작법의 결과물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P.330

사람은 먹는 대로 간다. 한 사람이 먹는 것이 그 사람을 만들고, 더 나아가 그 사람의 미생물이 먹는 것이 그 사람을 만든다. 우리가 만드는 끼니마다 한 번쯤 자신의 미생물을 생각해 보자. 그들이 원하는 오늘의 메뉴는 뭘까?P.330

 

7. 엄마가 주는 선물

그렇다면 아기가 출산의 통로에서 얻는 락토바실리는 엄마의 질을 보호하려고 거기 있었다기보다 태어날 아기의 장에 자리 잡기 위해 그 오랜 시간을 기다린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P.338

아기들이 생의 초기에 젖산균의 덕을 보긴 하지만 그건 한시적일 뿐이고, 사실은 젖을 분해하는 것 이상의 일을 할 장내 미생물총이 필요하다. 엄마의 장내 미생물이 필요한 것이다. 출산 시 엄마의 대변을 통해 첫인사를 나누긴 했지만 아기는 실제로 엄마의 질에서도 미생물총의 일부를 얻는다. 임신한 여성의 질에 사는 박테리아는 비임신 여성의 질에 사는 박테리아들과는 조성이 크게 다르다. 질에서 장 박테리아가 많이 발견되는 것이다.P.339

한때는 질식 분만에 대한 안전한 대안으로 여겨지던 제왕절개술이 점차 산모와 아기 모두에게 위험하다는 인식이 늘고 있다. 예를 들어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들은 감염에 노출되기 쉽다. 신생아에게 발생하는 MRSA 감염 사례 중 최대 80퍼센트가 제왕절개술로 태어난 아기들에게서 일어난다. 걸음마 하는 시기의 아기들의 경우 제왕절개술로 태어난 아기가 알레르기 장애를 가질 확률이 더 높다. 특히 알레르기에 걸리기 쉬운 엄마에게서 제왕절개술로 태어난다면 아기가 알레르기에 걸릴 확률이 일곱 배나 높아진다. 또한 제왕절개술로 태어난 아기들은 자폐증으로 진단받을 확률이 더 높다.P.344~345

대신에 제왕절개술을 통해 태어난 아기가 제일 먼저 만나는 것은 주변 환경에 서식하는 미생물이다. 아기는 수술 장갑을 낀 손으로 자궁에서 꺼내지면서 엄마의 배를 스치고 나온다. 곧 안절부절못하는 엄마 아빠에게 얼굴을 보여준 뒤 수술실을 가로질러가서 수건으로 몸을 감싸고 검진을 받는다. 무균으로 진행되는 수술이라고는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아기는 엄마, 아빠, 의료진의 피부 미생물뿐 아니라 연쇄상구균, 슈도모나스,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 같은 강력하고 위험한 병원균에 노출될 수 있다. 제왕절개 분만으로 태어난 아기의 장내 미생물총은 근본적으로 피부 미생물로부터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P.346

올리고당은 막 자리 잡기 시작하는 아기의 장내 미생물총이 건강한 미생물종을 키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알려졌다. 모유를 먹는 아기들의 장에는 락토바실리와 비피도박테리아가 우점한다. 인간과 다르게 비피도박테리아는 올리고당을 먹이로 사용할 수 있는 효소를 생산한다. 그리고 부산물로 짧은사슬지방산인 부티르산, 아세트산, 프로피온산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특히 아기에게 중요한 네 번째 짧은사슬지방산이 만들어지는데 바로 젖산이라고 알려진 젖산염이다. 젖산염은 대장 세포의 먹이가 됨과 동시에 아기의 면역체계 발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간단히 말해서 성인에게 채소의 섬유질이 필요하듯 아기들은 모유에 들은 올리고당이 필요한 것이다.P.351~352

모유가 함유한 올리고당의 기능은 박테리아의 먹이원으로 작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태어나 처음 몇 주 동안 아기의 장 미생물 군집은 단순하면서도 매우 불안정하다. 각양각색의 박테리아 균주들이 증식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따라서 불안정한 장의 상태는 특히 재난에 취약하다. 폐렴연쇄상구균 같은 병원균이 단 한 종만 침입해도 착한 박테라아들을 대량 살상하며 장 전체를 초토화할 수 있다. 그런데 올리고당은 병원균을 소탕하는 서비스까지 해준다. 병원균이 숙주의 몸에서 제대로 활동하려면 일단 장벽에 붙어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 병원균은 세포 표면에 특별한 부착점이 있어서 그 지점이 장벽에 맞물려 붙게 된다. 그런데 올리고당의 화학 구조상 병원균의 부착점과 마치 자물쇠와 열쇠처럼 들어맞기 때문에 올리고당이 엉겨 붙은 병원균은 아기의 장벽에 발을 붙이지 못하는 것이다. 올리고당에 포함된 약 130조의 화합물 중 10여 개가 이렇게 특정 병원균과 구조적으로 일치한다.P.352

모유는 아기가 성장하면서 그때마다 필요에 따라 조성이 변한다. 아기를 낳자마자 처음으로 나오는 초유는 걸쭉한 액체로 온갖 면역세포와 항체로 가득 차 있고, 1리터마다 네 티스푼 정도의 올리고당이 들어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기의 미생물총이 안정을 찾으면 모유 속에 들어 있는 올리고당의 양이 줄어든다. 아기가 태어난 지 4개월이 지나면 올리고당의 양은 리터당 세 티스푼으로 줄어들고 아기가 돌이 될 무렵에는 한 티스푼 이하로 떨어진다.P.352~353

혈액 성분을 확인하면 이 박테리아 이민자들의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다. 이 박테리아들은 수상돌기 세포라는 면역세포에 탑승하여 여행길을 떠난다, 수상돌기 세포들은 박테리아의 밀항에 기꺼이 참가한다. 장을 둘러싸고 있는 밀집된 면역 조직에 자리 잡은 수상돌기 세포들은 팔(수상돌기)을 길게 뻗어 장내에 어떤 미생물들이 있는지 확인한다. 그러다가 병원균을 발견하면 균을 집어삼키듯 감싸고는 면역계의 처리반이 나타나 병원균을 파괴할 때까지 기다린다. 그런데 놀랍게도 수상돌기 세포는 미생물 군집 속에서 전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유익균을 집어내어 병원균과 마찬가지로 집어삼키고는 혈관을 타고 유방 조직까지 운반해준다. ...... 면역 시스템은 나쁜 놈을 처리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착한 박테리아가 갓 태어난 아기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배달하는 택배 업무도 맡는 것이다.P.354~355

우유 자체는 신생아가 먹을 음식으로는 많이 부족하다. 우유를 먹은 아이들은 비타민이나 미네랄이 부족하여 괴혈병, 구루병, 빈혈을 일으킨다. 요즘 나오는 분유는 필수 영양소가 따로 첨가되어 나오지만 여전히 면역세포나 항체, 올리고당, 살아 있는 박테리아는 들어 있지 않다.P.358

아마도 가장 현실로 와 닿는 문제는 분유를 먹는 아기들이 살찔 확률이 두 배 정도 크다는 사실일 것이다.P.360

분유만 먹은 아이들은 어른이 되었을 때 당뇨병을 가질 확률이 60퍼센트 더 높은 것이다.P.361

 

뒷표지 날개


8. 제자리로 되돌리기

구달에 따르면 일부 야생 침팬지는 설사병에 걸리면 식분증(똥을 먹는 증상) 행동을 보인다. 숲에 넘쳐나는 새로 익은 과일을 먹다 보면 침팬지의 장내 미생물들이 새로운 먹이에 적응하며 한 차례 설사를 하게 될 때가 있다. 구달이 오랜 시간 지켜보았던 팔라스라는 한 암컷 침팬지는 10년이 넘게 만성 설사병에 시달렸다. 그런데 설사병이 도질 때면 팔라스는 다른 침팬지의 똥을 먹었다. 우리가 지금까지 배워온 미생물적 지식을 적용해보면 팔라스가 건강한 침팬지의 변을 이용해 자신의 미생물 균형을 회복하려는 것이라는 그럴듯한 가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새로운 과일을 탐닉하다 탈이 난 침팬지들은 다른 침팬지의 똥을 먹는데 아마도 이미 그 과일에 익숙해진 침팬지의 변을 섭취하여 적합한 미생물을 얻으려는 전략일 것이다. ....... 입에 넣거나 몸에 바르는 등 변에 대한 극단적인 관심은 일부 조현병 환자나 강박 장애 환자뿐 아니라 가장 증상이 심한 자폐 장애 아동에게서 나타난다. 동물과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반복적이며 식분증적인 행동을 프로이트식으로 해석한다면 부모의 별거나 성적 좌절감이 원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기서는 생리학적 해석에 약간의 미생물적 견해를 덧붙여보자. 반복적인 행동을 낳는 비정상적인 미생물총을 교정하는 방법으로 자신보다 건강한 개체의 변을 먹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까? 그렇다면 식분증은 비정상적인 행동이 아니라 적응적인 행동, 즉 아픈 동물이 신체의 불균형을 고치려는 노력 아닐까?P.396~397

그렇지만 똥이란 미생물, 죽은 동식물, 그리고 물일 뿐이다. 대변의 70퍼센트 정도가 박테리아다. 변이 갈색을 띠는 것은 간에서 전환되어 찌꺼기로 배출된 망가진 적혈구의 색소 때문이다. 물론 냄새도 역겹다. 그러나 이 냄새는 황화수소를 비롯하여 황을 포함한 가스다. 장내 미생물이 소화되고 남은 음식을 분해하면서 생긴 가스일 뿐이다.P.399~400

대변을 기증할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최근에 항생제를 복용한 적이 없고 외국 여행을 다녀온 적이 없으며 알레르기나 자가면역 질환 또는 대사증후군, 심각한 우울증 같은 미생물 관련 질환을 앓은 적이 없어야 한다. 물론 HIV나 대장균O157 같은 미생물도 없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자격 요건에 맞는 사람을 찾기 위해서 약 50명의 지원자를 테스트하고 검증해야만 한 사람의 적합한 공여자를 만날 수 있다. 헌혈의 경우 지원자의 90퍼센트 이상이 기증할 수 있는 것과 크게 차이가 난다.P.407

 

맺음말. 21세기에도 건강하게

1장에서 나는 21세기형 질병의 원인을 찾기 위해 역학적 접근방법을 사용하여 21세기형 질병이 어디서일어나고, ‘언제시작했으며, ‘누구에게 발병하는지 물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제일 먼저 선진국에서 부로 인해 변화한 삶의 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여기서 사람들은 별거 아닌 감기와 치명적인 감염에 모두 항생제를 처방한다. 그리고 바로 그 항생제를 가축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사용한다. 또한 유전적으로 거의 동일한 가축을 비좁은 공간에 미어터지도록 집어넣고 기르면서 감염에 걸리지 않도록 항생제를 처방한다. ‘여기서 사람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적은 양의 섬유질을 섭취한다. 그리고 여기서 아주 많은 아이들이 엄마의 산도를 통해 태어나는 대신 수술을 통해 엄마의 몸에서 제거된다. 그리고 수천 년간 아기의 유일한 음식이었던 젖이 분유에 밀려 말라간다.P.427

21세기형 질병, 특히 자가면역 질환에 유독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여성이다.P.428

인간의 미생물총, 특히 장에 살고 있는 장내 미생물이 균형에서 벗어나면 곧바로 염증이 생긴다. 그리고 염증은 만성 질환을 일으킨다.P.429

2005년에 전체 사망률 2분의 1을 차지하는 3대 사망 원인은 심장병, , 뇌졸중이다. 그리고 평균 기대수명은 약 78세였다. 우리는 이 질병들을 노화로 인해 생긴 노인병으로 여긴다. 하지만 비서구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감염병이나 사고, 폭력 등에 심하게 노출된 사람들이나 고령이 될 때까지 살아남는 사람들조차도 위에서 말한 3대 질병으로 죽는 일이 별로 없다. 결국 인간의 몸이 단지 늙었다고 해서 심장이 굳고, 세포가 통제 불능으로 분열하며, 혈관이 쉽게 터지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 질병들은 노화로 인해 생기는 병이 아니라 염증으로 인한 병이라는 생각이 의학 과학자들 사이에서 새롭게 퍼지고 있다.P.429~430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미생물과 인간의 관계는 세 가지로 위협받고 있다. 첫째 항생제 사용, 둘째 섬유질이 부족한 식단, 셋째 아기에게 미생물을 전달하는 방법의 변화. 우리는 이 세 가지 위협에 대해 사회적이고 개인적인 측면에서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P.431

우리 인간은 잡식성 동물로서 진화해왔다. 우리 몸이 기대하는 이상적인 식단은 채식 위주의 식사에 약간의 육식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육식 위주의 식단에 약간의 채식을 가미한다. ...... 채소, 콩류는 과일에 비해 섬유질 함량이 높고 당성분이 낮다. 또한 과일을 갈거나 즙을 내서 먹는 것은 섬유질의 양을 감소시키고 인간의 효소에 의해 분해되어서, 열량이 소장에서 흡수될 가능성을 높인다.P.441

채식하는 것은 착한 박테리아들이 장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을 도와주기 때문에 건강의 기틀을 마련하게 해준다. 그러니 좀 더 의식적으로 채식을 하라.P.442

우리 자신의 유전자를 고를 수는 없지만 우리의 미생물은 고를 수 있다.P.446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이 있다면, 유전자, 즉 선천적인 천성은 모든 질환들에 대해 좀 더 병에 걸리기 쉬운 소인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 병을 일으키는 것은 우리의 생활습관, 식사, 노출에 달렸다. 환경, 즉 후천적인 것이다.P.446~447


앞표지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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