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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문학

어린왕자-생텍쥐페리

by Bon ami Bon ami 2020. 7. 31.

앙투안 마리 로제 드 생텍쥐페리 지음   

옮긴이 북타임 출판사 북타임



어른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이 천문학자는 국제 천문학 회의에서 자신의 발견을 당당히 발표했다. 하지만 그때 그가 입고 있던 전통의상 때문에 아무도 그를 믿지 않았다. 어른들이란 이런 사람들이다. ....... 1920, 이 천문학자는 세련된 양복을 입고 다시 발표를 했다. 이번에는 모두 그가 하는 말을 믿어 주었다.

생텍쥐페리가 생각하는 어른들은 눈에 보이는 것에 현혹되는 존재다. 눈 뜬 장님이다. 진짜를 볼 줄 모르는 사람들이다.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고 해도 어른들은 정작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 “어떤 목소리를 내는 친구니?”, “어떤 놀이를 좋아하니?”, “나비를 수집하는 아이니?” 등과 같은 것은 묻지 않는다. 어른들이 묻는 것은 그 아이는 몇 살이니?”라든가, “형제는 몇 명이니?”, “몸무게는?” 혹은 아버지 수입은 얼마니?”와 같은 것들뿐이다. 어른들은 숫자를 아는 것만으로 그 아이에 대해 완전히 알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장밋빛 벽돌로 되어 있고, 창에는 제라늄 꽃이 있고, 지붕에는 비둘기가 있는 멋진 집을 봤어요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어른들은 그 집이 어떤 집인지 상상하지 못한다. “10만 프랑짜리 집을 봤어요라고 하면 그제야 정말 멋진 집이구나!” 하고 감탄하는 것이다. .... 하지만 우리처럼 삶의 의미를 아는 사람들은 숫자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

숫자는 객관적 사실이나 물질적 가치를 뜻한다. 어른들에게는 객관적인 사실이나 물질적 가치만 중요하다. 그 사람을 제대로 보려고 하지 않는다. 어른들은 삶에서 중요한 것을 볼 줄 모르는 바보다.

내가 알고 있는 어느 행성에는 새빨간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어. 그 사람은 꽃향기를 맡아 본 적도 없었고, 별을 본 적도 없었어. 누군가를 사랑해 본 적도 없었지. 계산 이외의 것이라곤 아무것도 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어. 하루에도 몇 번씩 그는 아저씨처럼 말했어. ‘나는 아주 중요한 인물이야!’라며 허영으로 잔뜩 부풀어 있었어. 그런 건 인간이 아니야, 버섯이지!”

계산만 하는 인간이란 돈에만 얽혀 바보 같이 사는 인간을 의미한다. 정작 인생의 중요한 것들은 모른 채 돈이나 권력에 빠져 사는 인간 말이다. 그런 사람은 진정한 삶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버섯이다.

왜 술을 마시나요?” 어린왕자가 물었다. “잊기 위해서지.” 술꾼이 대답했다. “무엇을 잊기 위해서요?” 어린왕자는 왠지 이 남자가 불쌍하게 느껴져 물었다. “창피한 것을 잊기 위해서.” 술꾼이 아래쪽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뭐가 창피한데요?” 가능하면 그를 도와주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어린왕자는 다시금 물었다. “술을 마시는 게!” 이렇게 말한 뒤 술꾼은 다시 깊은 침묵에 빠져들었다. 어린왕자는 혼란스러운 기분으로 그 행성을 떠났다. ‘어른은 참으로 이상한 사람들이다라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해졌다.

술 마시는 어른들은 참 대책 없는 사람들이다. 술이 술을 먹는다는 말이 있다. 그건 술을 먹으면 이성을 잃고 맹목적으로 변한다는 말이다. 술을 절제하지 못하면 인간은 정말 하찮은 존재가 된다.

생텍쥐페리는 어른을 바보 얼간이로 본다. 껍데기에 얽매어 진짜를 보지 못하는 바보들.. 돈이나 권력에 빠져 진정한 인생을 모르는 바보들.. 바로 나의 모습이다. 그래서 <어린왕자> 는 어린왕자를 잊지 않기 위해 글을 썼나 보다. 어린왕자를 잊는다는 것은 동심을 잃고 어른이 된다는 뜻이니까..




에게 어린왕자는 어떤 존재일까?

내 친구가 양을 데리고 가버린 지 벌써 6년이 지났다. 이렇게 어린왕자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은 그를 잊지 않기 위해서다. 친구를 잊는다는 것은 쓸쓸한 일이다. 누구나 친구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내가 어린왕자를 잊게 된다면, 나 역시 숫자에만 흥미를 가지는 그저 그런 어른이 되어 버릴 것이 분명하다.

어린왕자는 에게 동심을 일깨워 주는 존재다. ‘어린왕자를 잊게 된다면, 나 역시 숫자에만 흥미를 가지는 그저 그런 어른이 되어 버릴 것이 분명하다라고 말한 걸로 보아서... 어린왕자는 의 친구다. ‘는 어린왕자를 잊을까봐 염려한다. 친구를 잊는다는 것은 쓸쓸한 일이므로 그를 잊지 않기 위해 어린왕자에 대한 글을 쓴다. 그러나 어린왕자는 의 동심이라고도 생각된다. 생텍쥐페리는 동심을 잃은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거다. 동심을 잃는다는 것은 세상을 보는 투명한 시선을 잃는다는 것이기에...

권위란?

그렇다. 나는 각각의 신하가 할 수 있는 일을 요구해야 한다. 권위라는 것은 일단 이성에 그 기초를 두어야 한다. 신하에게 바다에 가서 투신하라고 명령한다면 그들은 혁명을 일으킬 것이다. 나는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 명령을 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복종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 왕의 말

권위 있는 인간이 되려면 도리에 어긋난 요구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 권위는 도리에 맞는 요구를 할 때 생긴다.

부질없는 일

숭배라는 것은 어떤 의미이죠?” “숭배는 내가 이 별에서 가장 잘생겼고, 가장 멋진 옷을 입고 있으며, 가장 돈이 많고, 가장 머리가 좋다는 것을 인정하는 거야.” …… 하지만 도대체 그게 무슨 소용이 있다는 걸까?’ 어린왕자는 허영꾼의 행성을 떠났다. ‘어른들은 정말 이상해라고 생각하며 어린왕자는 여행을 계속했다.


잘생기고, 멋진 옷을 입고, 돈이 많고, 머리가 좋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최고가 되기 위해 경쟁하는 것도 부질없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따뜻한 마음, 지혜로운 마음, 용기 있는 마음, 고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 중 제일은 따뜻한 마음이다. 따뜻한 마음은 자신을 살리고 옆에 있는 사람을 살린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살만한 세상으로 만든다. 그래서 부처는 자비慈悲, 예수는 사랑, 공자는 어질 인을 말씀하셨다. 단어는 다르지만 사실 다 똑같은 말씀이다. 그것은 따..함의 다른 표현이다.

가치 있는 인간

가로등을 켜는 사람은 모두에게 바보 취급을 당할지도 몰라. 왕이나, 허영꾼, 술꾼, 사업가에게 말이야. 하지만 나는 가로등을 켜는 사람만이 어리석어 보이지 않아. 그것은 아마 가로등을 켜는 사람만이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한 일을 하기 때문일 거야.’

어떤 인간이 가치 있는 인간일까? 생텍쥐페리는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인간이 가치 있는 인간이라고 말하고 있다. 자기 한 몸 잘 먹고 잘 사는 게 삶의 목표인 사람은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얘기다.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사람을 위하는 사람은 자신도 위한다. ‘마더 테레사 효과과 그 증거다. 자신이 직접 봉사와 선행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남이 하는 선행과 봉사를 보기만 해도 우리 몸의 면역기능이 크게 향상된다고 한다. 그러니 남을 위한 무언가를 하는 사람은 분명 마음이 행복하고 몸도 건강할 것이다.

길들인다는 것의 의미

“ ... 길들인다는 건 무슨 뜻이야?” “모두들 잊고 있는 건데…… 그것은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관계를 맺는다고?” “그래. 너는 아직 내게 있어 10만 명쯤 되는 다른 소년과 다를 바 없는 한 소년일 뿐이야. 그러니 네가 없어져도 나는 아무렇지 않아. 마찬가지로 내가 없어져도 너는 아무 상관없지. 너에게 있어 나는 10만 마리쯤 되는 여우 중에 한 마리일 뿐이니까.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이면 너와 나는 서로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되는 거야. 너는 나에게 있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소년이 되고, 나는 너에게 있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여우가 되는 거지.”

여우는 다시 하던 이야기를 계속했다. “내 삶은 아주 단조로워. 나는 닭을 사냥해. 인간은 나를 사냥하지. 닭들은 모두 비슷하게 생겼어. 인간도 마찬가지야. 그래서 나는 조금 지겨워. 하지만 만약 네가 나를 길들여 준다면 내 삶에 한 줄기 빛이 비칠 거야. 나는 다른 누구와도 다른 네 발자국 소리를 기억할 거야.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면 나는 황급히 땅 밑으로 몸을 숨기지. 하지만 네 발자국 소리는 마치 음악처럼 나를 굴 밖으로 불러 낼 거야. 저기를 봐! 저건 밀밭이야. 나는 빵을 먹지 않아. 나에게 밀 따위는 아무 소용이 없어. 밀밭은 나에게 아무런 감흥도 느끼게 하지 않아. 슬픈 일이지. 하지만 너는 황금빛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어.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얼마나 멋질까? 밀밭을 스치는 바람 소리를 좋아하게 될 거야.”

여우는 오랫동안 아무 말 없이 어린왕자를 바라보았다. “부탁이야. 나를 길들여 줘.” “그렇게 하고 싶지만…… 시간이 별로 없어. 나는 많은 친구들을 찾아 여러 가지를 배워야만 해.” 어린왕자가 말했다. “누구든 자기가 길들인 것만 알 수 있어.” 여우가 말했다. “사람들은 뭔가를 배울 시간이 없어. 그들은 이미 만들어져 있는 것을 가게에서 살 뿐이야. 하지만 친구를 파는 가게는 어디에도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친구가 없어. 친구를 원한다면 나를 길들여야 해.”

어떻게 하면 되는데?” 어린왕자가 물었다.

무엇보다 인내심이 필요해.” 여우가 말했다. “먼저 풀밭에 이렇게 서로 약간 떨어져 앉아. 나는 너를 곁눈질로 보고 너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거야. 말은 오해의 원인이거든. 하지만 매일 조금씩 가까이 앉을 수 있게 될 거야.”

다음날 어린왕자는 그곳으로 돌아왔다.

매일 같은 시간에 오는 것이 좋아.” 여우가 말했다. “예를 들어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나는 오후 3시부터 행복해질 거야. 4시가 되면 가슴이 두근거려 안절부절못하겠지. 행복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는 거야. 하지만 네가 오는 시간을 모르면 몇 시에 마음의 준비를 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어. 그래서 습관이 중요한 거야.”

관계 맺음에 대해 이렇게 신선한 표현을 쓰다니... 

길들인다는 건 특별한 관계를 맺는 것

너의 발자국 소리가 음악 소리처럼 들리는 것

너의 황금빛 머리카락 때문에 밀밭을 스치는 바람 소리를 좋아하게 되는 것.

많은 친구들을 찾아 여러 가지를 배워야만 해서 여우를 길들일 시간이 없다는 어린왕자에게 여우는 말한다

친구를 파는 가게는 어디에도 없어. 친구를 원한다면 나를 길들여야 해.”라고.. 

그리고 길들이는 데는 무엇보다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왜냐하면 매일 조..씩 가까이 다가가야 하니까..

정말 중요한 것은 눈으로 볼 수 없다

안녕.” 여우가 말했다.

, 비밀을 말해 줄게. 간단한 거야. 중요한 건 마음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지. 정말 중요한 것은 눈으로는 볼 수 없어.”

정말 중요한 것은 눈으로는 볼 수 없다.” 어린왕자는 잊지 않기 위해 그 말을 따라 했다.

네가 장미를 위해 사용한 그 시간만큼 네게 있어 장미가 소중한 거야.”

내가 장미를 위해 사용한 그 시간만큼 내게 있어 장미가 소중해.” 어린왕자는 잊지 않기 위해 그 말을 따라 했다.

인간들은 이 진리를 잊어버렸어.” 여우가 말했다. “하지만 너는 잊으면 안 돼.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언제까지나 책임을 져야 해. 너는 네 장미를 책임져야 해.”

나는 내 장미를 책임져야 한다.” 어린왕자는 잊지 않기 위해 그 말을 따라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눈으로 볼 수 없다. 중요한 건 마음으로 보아야 한다. 네가 길들이는 데 들인 시간만큼만 그것은 네게 소중하다. 그리고 길들인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

생텍쥐페리의 말은 언제나 옳다.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그리고 사랑한다는 것은 오랜 시간 공을 들인다는 것. 그 사랑에는 책임이 따른다.

시간 사용법

이 상인은 갈증을 없애 주는 효과가 있는 약을 팔고 있었다. 그 약은 일주일에 한 번씩 복용하면 물을 마시지 않아도 되는 약이었다. “왜 그런 약을 파나요?” 어린왕자가 물었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니까.” 상인이 대답했다. “전문가들의 계산에 따르면 일주일에 53분을 절약할 수 있다는구나.” “53분은 어디에 쓰나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데에 쓰지.”

어린왕자는 생각했다. ‘나라면 그 53분을 샘이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가는 데에 쓸 텐데

<모모>에 나오는 회색신사들은 사람들을 회유懷柔했다. 시간을 아껴 저축하라고... 사람들은 시간을 아껴 돈을 더 많이 벌었기 때문에 옷을 잘 입긴 했다. 그러나 그들의 얼굴에는 못마땅한 기색이나 피곤함, 불만이 진득하게 배어 있었다. 눈빛에는 상냥한 기미라고는 찾을 수 없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돈일까? 행복일까? 돈이라면 회색 신사들의 충고에 따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러나 행복이라면 회색 신사들의 충고에 따라서는 안 된다. 가능한 한 짧은 시간 안에 가능한 한 많은 일을 하는 것만이 중요할 때 사람은 저만큼 밀려난다. 아울러 행복도 저만큼 밀려난다. 돈을 더 버는 대신 상냥함을 버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버리고, 기쁜 마음을 갖고 일하려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

내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일일까? 사람일까? 나라면 시간을 아끼는데 전력투구하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과 샘이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가겠다. 상냥한 미소를 띠며 그와 이야기를 나누겠다. 내가 열심히 일하는 이유도 사실 그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이니까.

아빠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회사에서 상사로부터 굴욕을 당하면서 버틴다. 그들은 주말에 가족들과 캠핑을 간다. 텐트를 치고 삼겹살을 굽고 소시지를 굽고 참치김치찌개를 끓인다. 집에서 구워먹으면 편하고 쉬운데 왜 굳이 시간과 돈을 들여 그곳에 가는 걸까? 그건 자연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삼겹살을 굽고 소시지를 구우며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니 물 마시는 시간을 절약하는 짓은 참 바보 같은 짓이다. 맛있는 샘물로 천천히 걸어가는 그 시간이 바로 행복이다.

인생은 아름다워

잠시 후 어린왕자가 말했다. “별이 아름다운 것은, 보이지 않지만 어딘가에 한 송이 꽃이 있기 때문이야.”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린왕자가 말했다.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

인생이 아름다운 이유는 애틋하기 때문이다. 애틋하게 그리워하는 한 송이 꽃, 사막에 있는 생명들에게 생명수를 나누어주는 우물, 이것들은 모두 애틋한 것들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애틋하게 그리워하며 살아간다. 때론 흐믓해 하고, 때론 힘들어하며... 그래서 인생은 아름답다.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일은 급하지 않다

사람들은…….” 어린왕자가 말했다. “급행열차를 타고 다니면서도 자기가 무엇을 찾고 있는지를 몰라. 그저 바쁘게 돌아다닐 뿐이지.”

그리고 덧붙였다. “아무 소용도 없는데…….”

우리는 흔히 자기 인생에서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고민한다. 그 우선순위들을 해결하다 보면 어느덧 인생의 황혼길에 오른다.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일은 급한 일이 아니다. 어떤 삶의 태도로 인생을 살 것인지, 자기 인생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종종대다가 삶의 종착역에 이르러서야 잘못되었다는 걸 깨닫고 탄식한다. 평생 아등바등 살았던 스크루지도 죽을 때에 이르러서야 뼈저리게 후회했다. 그러니 정신 차리자.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이 소중한 일인지 시간을 내어 생각해 봐야 한다.

스토리의 힘

이 물을 마시고 싶어.” 어린왕자가 말했다. “마시게 해줘.”

그때 나는 어린왕자가 무엇을 찾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나는 두레박을 어린왕자의 입술 가까이 가져다주었다. 어린왕자는 눈을 감고 물을 마셨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축제와 같은 달콤함이 느껴졌다. 이물은 몸을 적셔 주는 그냥 물과는 다르다. 별빛 아래를 걷는 것. 도르래의 삐걱거림, 내 두 팔의 노동을 통해 얻어진 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치 선물과 같은 감동을 주는 것이다. 내가 어린아이였을 때 받은 선물이 반짝반짝 빛나는 크리스마스트리, 한밤중의 미사 음악, 미소를 지은 사람들의 부드러운 얼굴과 함께였기 때문에 더욱 빛났던 것과 마찬가지이다.

아저씨네 별 사람들은…….” 어린왕자가 말했다. “한 정원에서 5,000송이의 장미를 키워. 하지만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찾아내지는 못하지.”

그래.” 내가 대답했다.

그것은 단 한 송이의 장미와 한 모금의 물에서 찾을 수 있는데…….”

네 말이 맞아.” 내가 말했다.

어린왕자는 이렇게 덧붙였다.

눈에는 보이지 않아. 마음으로 찾지 않으면 안 돼.”

목마른 어린왕자에게 주기 위해 별빛 아래를 걸어가, 도르래의 삐걱거림을 들으며, 내 두 팔의 노동을 통해 길은 두레박 물은 여느 물과는 다른 물이다. 그 물은 스토리를 가진 물이다. 그 물은 이제 특별한 물이다. 내가 어린왕자에게 주는 선물이다. 그래서 감동을 주는 물이 되었다. 스토리는 마음이 만들어내었다.

추억이란?

사람들에게 별의 의미는 모두 다 달라. 항해를 하는 선원에게 별은 안내자이지만, 보통 사람에게는 반짝이는 작은 빛에 불과해. 학자에게 별은 연구 대상이야. 사업가의 눈에는 돈으로 보이지. 하지만 별은 목소리를 내지 않아. 아저씨만이 누구도 갖지 못한 별을 가지게 될 거야.”

무슨 뜻이야?”

아저씨는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저 별들 중 하나에 내가 살고 있고, 그곳에서 웃고 있을 거라고 생각할 거야. 그러니까 모든 별들이 웃는 것처럼 보일 테지. 아저씨한테 별은 웃음이 되는 거야!”

어린왕자는 이렇게 말하고 다시 웃었다.

아저씨의 슬픔이 사라질 때(슬픔은 언젠가는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아저씨는 나와 만났던 사실만으로 만족할 수 있을 거야. 아저씨는 앞으로도 쭉 내 친구야. 나와 함께 웃고 싶어질 때는 가끔 창문을 열고 웃으면 돼. 아저씨 친구들은 하늘을 보고 웃고 있는 아저씨를 보고 깜짝 놀랄 지도 몰라. 그러면 이렇게 말하는 거야. ‘그래. 나는 별을 보면 항상 웃고 싶어져그러면 아저씨 머리가 어떻게 되었다고 생각하겠지. 그럼 내가 아저씨에게 장난을 치는 셈이네.”

그리고 어린왕자는 또 웃었다.

그러니까 나는 아저씨에게 별이 아니라 웃을 줄 아는 방울을 잔뜩 안겨 준 거야.”

어린왕자 때문에 아저씨는 누구도 갖지 못한 웃는 별을 갖게 되었다. 이제 아저씨에게 별은 웃음이다. 어린왕자와 만든 추억 때문에 아저씨에게 별은 별이 아니라 웃을 줄 아는 방울이 되었다. 어린왕자와의 추억 때문에 아저씨는 별을 보면 행복할 수 있게 되었다. 어린왕자와의 추억은 아저씨에게 행복이다.




사랑이란?

알고 있지? 이건 근사한 일이야. 나도 별을 볼 거야. 모든 별이 도르래의 노랫소리를 낼 거고 모든 별이 나에게 물을 줄 테니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얼마나 멋질까? 아저씨에게는 5억 개의 방울이 있고, 나에게는 5억 개의 우물이 있어.”

어린왕자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린왕자는 울고 있었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들은 별을 볼 때마다 5억 개의 방울을 가질 수 있고, 5억 개의 우물을 가질 수 있다. 부디 내가 5억 개의 방울을 갖거나 5억 개의 우물을 갖게 되길 바래 본다. 나이가 더 들더라도 어린왕자의 투명한 마음을 지닐 수 있기를 바래 본다. 세상의 통념으로 살아가지 않고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살아가길 바래 본다. 그래서 새로운 친구를 만들어 가길 바래 본다. , 나는 이상하고 자유로운 인간으로 남고 싶다. 내 인생이 끝날 때가지...

어린왕자의 최후

나도 더 이상 서 있을 수가 없어서 주저앉았다. 어린왕자가 말했다.

곧 끝날 거야.”

어린왕자는 조금 망설이다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갔다. 나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어린왕자의 발밑에서 뭔가 노란 것이 빛났다. 어린왕자는 잠시 그대로 서 있었다.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그리고 나무가 쓰러지듯 조용히 쓰러졌다. 모래밭이었기 때문에 이때도 역시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어린왕자가 노란 뱀에게 물려 쓰러졌다. 어린왕자로서는 머나먼 자기 별에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어린왕자가 자기 별에 간다는 것은 사람으로 치면 죽어서 하늘나라에 가는 셈. 어린왕자는 죽어 자기 별로 돌아갔다.

어린왕자의 최후는 참 조용하고 깔끔하다. 맘에 든다. 무릇 모든 생명체는 어느 날 왔다가 어느 날 사라진다. 모든 생명체가 이렇게 어린왕자처럼 깔끔하고 조용하게 사라지는데 유독 인간만 요란을 떤다. 흙에서 왔으니 돌아갈 때도 조용히, 깔끔하게 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란 떨지 말고. 심플하게.

댓글1

  • 사막여우 2020.10.22 10:52

    안녕하세요 <사막여우 비밀우체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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